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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검 폐지해라" "가짜뉴스 걸러내라"…정치권 요구에 포털 '난감'
"실검 폐지해라" "가짜뉴스 걸러내라"…정치권 요구에 포털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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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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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포털은 이용자들의 결과물이고 도구일 뿐이다."

지난 2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정치색'을 지적하는 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네이버의 정치 편향을 지적했지만, 바라보는 시각은 여야가 정반대였다. 자유한국당은 네이버가 친정권적 뉴스배열과 실시간 검색어로 여론을 조작한다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네일베'(네이버+일베)란 말까지 거론하며 네이버가 보수 세력을 옹호한다고 몰아세웠다.

한 대표는 "한 쪽에선 보수라 하고 다른 쪽에선 진보라 한다"며 억울함을 표했지만, 포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국 지지자 '실검전쟁'에 다시 정치 논쟁 불붙은 포털

9월10일 오전 10시20분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순위. '문재인지지'와 '문재인 탄핵'이 각각 1, 2위에 올라있다. © 뉴스1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조국사태'로 불거진 실시간 검색어 논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매번 선거철이 가까워 올때마다 정치권은 포털 실검을 '도끼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만큼 실검 순위가 여론 형성에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과정을 두고 벌어진 '실검전쟁'은 포털을 향한 정치권의 화살에 불을 지폈다.

이번 국감에서 자한당 의원들은 선거기간 동안 실검을 폐지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고, 포털사 대표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운영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오는 25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실검제도 개선 관련 공청회도 예정돼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의 집계·노출 갱신 주기를 기존 15초에서 30초로 늘렸다. 방금 전 본 검색어가 갑자기 사라진 걸 '조작'이라고 느끼는 이용자들을 고려한 개편이었다. 이듬해에는 실명인증 로그인 이용자들의 검색어만 순위에 반영되도록 집계 방식을 개편하고, 검색어 순위 갱신 주기도 30초에서 1분으로 더 늘렸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국감에서 김성태 자한당 의원은 최근 네이버에서 40대 연령의 실검 순위 1위가 1분만에 ‘문재인 탄핵’에서 ‘문재인 지지’로 뒤바뀐 사례를 들고 나와 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검 '여론조작' 논란 해소 과제…알고리듬 공개까지 고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자한당 의원들은 '실검전쟁'이 특정 세력에 의한 여론 조작·왜곡이라고 비판하며 실검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과 정부는 '새로운 의사표현 방식'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포털사 대표들은 국감장에 나와 실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마땅히 꺼내들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명백한 불법 행위인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같은 기계적 개입이 아닌 이용자들이 직접 입력한 검색어에 대해선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실검의 목적이 이용자들의 검색 편의 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위험을 인지하는 등의 공익적 측면도 있는 만큼 무턱대고 폐지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털사는 매크로 등 기계적 개입은 자동으로 탐지하는 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번 실검전쟁과 같이 실제 다수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를 임의로 걸러내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조직적 방해 등으로 판단하기 위해선 해당 키워드의 의도성에 대해 판별해야 하는데, 포털사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벗어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국감 현장에서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실검 알고리즘과 클릭수 등을 공개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여 대표는 "실검 알고리듬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 악용될 수도 있다"면서도 KISO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알고리듬 공개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가짜뉴스' 척결에 '유탄'…규제 올가미 더해지나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실검을 표적으로 삼은 야당과 더불어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근절을 선포한 여당 역시 포털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를 방치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엄격한 필터링 의무를 부과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플랫폼에 배상책임도 지우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특위는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법에 '역외규정'을 도입해 최근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감시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네이버나 카카오도 규제 '유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규제 집행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국내 포털사들만 더 옥죄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립성' 노력에도 불구 정치적 논란에 신사업 위축 우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포털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는 다시 정치권에 휘둘리는 상황이 불거지자 허탈하단 반응이다.

네이버는 올해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모바일 첫 화면에서 없애고 뉴스편집을 100% 인공지능(AI)에 맡기는 등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려 부단히 애를 써왔다. 그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으로 정치권의 표적이 돼 사업이 위축되자 간판 서비스까지 떼어내며 어렵게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이후 포털을 향한 정치적 논란이 잠시 소강상태에 놓이자 네이버는 금융 자회사 분사 등 신사업 추진을 공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도 이를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3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조국사태로 정치적 이념 대립이 격화되고, 여기에 포털사가 끼어있는 모양세가 되자 분위기가 다시 냉각되고 있다. 한성숙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불려나간 지난 2일 이후 네이버 주가는 4%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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