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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숙박 9천개 문닫는데 6만명 취업 증가?…시간 쪼갰다
음식·숙박 9천개 문닫는데 6만명 취업 증가?…시간 쪼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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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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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음식·숙박업 일자리가 지난 5월 들어 증가세를 보였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실상 음식·숙박업 '일터'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 줄어든 일터를 단시간 알바로 잘게 쪼갠 결과 음식·숙박업 취업자 숫자만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고용이 개선됐다'는 해석은 '허상'이라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16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6만명(2.6%)이 늘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2만4000명 증가)에 이어 두번째로 크게 고용지표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음식·숙박업 일터는 줄어들어 사실상 고용이 개선된 게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문 마이크로데이터를 <뉴스1>이 자체 분석한 결과 2018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음식·숙박업 '자영업자' 수는 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비 감소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가게 사장인 자영업자가 감소했다는 것은 업장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음식·숙박업종 자영업자 수는 지난 5월 약66만명으로 전년대비 약9000명(-1.3%) 감소했다. 2018년 9월 전년대비 약1만명(-1.6%)감소로 시작해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0.7%~-6.4% 수준의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대비 감소가 가장 심했던 시기는 2018년 10월(약4만3000명, -6.4%)과 11월(약3만4000명, -5%), 2019년 1월(약2만9000명, -4.3%) 순이다.

이전까지는 증가추세만 계속 나타났다. 2017년 1월 전년대비 (약4만3000명, 7.1%) 증가에 이어 2018년 8월(약4000명, 0.6%)까지 1년8개월간 증가세가 이어졌다.

마이크로데이터는 통계청 공식 통계에 비해 표본이 작아 천 단위의 구체적 수치를 인용하기는 힘들지만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경우 흐름을 파악하는데 의미 있는 자료다.

이처럼 음식·숙박업 사업장은 줄어드는데 취업자는 늘어나는 현상의 원인으로 '알바 쪼개기'가 지목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일 평균 15시간 이상 근로하는 사람은 1주에 한번 유급휴일을 보장받는다. 그런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임금부담이 커지면서 유급휴일을 받지 않는 15시간 미만 단시간 알바를 여러 명 채용하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긴 시간을 짧게 나눠 여럿을 고용하면 취업자 수는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이같은 '알바 쪼개기'가 고용의 질과 상관 없이 일자리 수만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음식·숙박업종의 15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문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음식·숙박업종에서 15시간 미만 일자리를 주업으로 삼는 취업자 수는 2018년 10월 약12만6000명에서 올해 5월 약19만1000명에 이르기까지 8개월간 꾸준히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세는 10월, 11월이 각각 전년 동월대비 약 9000명(7.9%), 약 1만5000명(12.1%)이었다.

특히 2019년 4월에는 전년 대비 약6만5000명(50.5%)이 늘어 2016년 1월 이후 3년 중 최고를 기록했다. 5월도 약6만1000명(46.9%) 증가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음식·숙박업종 15시간 미만 취업자의 5월 전년비 증가폭은 약 6만1000명(15시간 이상 약1000명 감소)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동월 음식·숙박업종 전체 취업자 수 6만명과 같다. 늘어난 취업자 거의 모두가 15시간 미만 근로자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숙박·음식업종의 15시간 이상 근로자는 2017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3월 한달을 제외하고 매월 전년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4, 5월에 전년비 각각 약 2만3000명(1.1%), 약1000명(0.1%) 감소했다.

통계청 공식 통계에서도 전체 근로자 중 총 근로시간이 17시간 이하인 근로자 수는 올해 내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특히 5월 23.9%, 4월 25.5%로 급증했고 4월 증가율이 올해 최대를 기록해 마이크로데이터 분석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일터는 줄고 취업자 수는 늘어난 기형적인 현상은 정부 정책이 시장을 교란해 질나쁜 일자리가 양산된 결과일 뿐 '고용이 개선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의 지적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가 줄었으면 그들이 고용하는 취업자들도 줄어야 하는데 반대로 증가세를 보인 건 일자리를 쪼갠 탓"이라며 "정부 경제정책이 고용시장을 교란해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가 줄었다는건 일할 음식점도 줄어든 것"이라며 "폐업하지 않고 남은 자영업자들은 일자리 시간을 쪼개서 결과적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시간·단기 고용된 사람들이 많아져 고용률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게 됐다"며 "시간을 쪼개서 일자리가 늘어난 걸 보고 고용이 개선됐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쪼갠 건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껴서도 그렇고 애초에 한두시간씩 필요한 시간만 고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기존에 한 사람이 하던 걸 세 사람이 하니까 일자리는 늘었지만 일터는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지표들을 볼 때 음식점·숙박업 취업자 증가로 인해 고용이 많이 늘었다고 보는 건 허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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