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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前교무부장 징역 3년6월
'숙명여고 문제유출' 前교무부장 징역 3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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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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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4번에 걸쳐 답안지를 유출시켜 그 결과 쌍둥이 딸들이 실력과 달리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사실히 넉넉히 인정된다"며 "이로써 숙명여고의 정기고사에 관한 업무가 방해됐고 업무 공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판사가 유죄로 판단한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로 현씨가 시험 출제 관련 최종 책임자라는 점이다. 이 판사는 "숙명여고 내부 지침에 따르면 교사들이 문제를 제출하고 다른 교사가 이를 총괄해 취합한 다음 피고인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있다"며 "교무부장의 권한을 이용해 결재 과정에서 확인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현씨의 수상한 행적이다. 이 판사는 현씨가 일과 후에 홀로 2층 교무실에 남아있었음에도 초과근무 사실도 적지 않았고, 업무용 컴퓨터로 다른 작업을 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 판사는 "문제지 등이 담겨있는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피고인이 초과근무를 신청하지 않고 답안을 유출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봤다.

세 번째로는 급작스러운 쌍둥이 딸들의 동반 성적 상승이다. 이 판사는 "쌍둥이 딸들이 2017년도 1학기에는 종합석차 111등, 57등이었는데 2학기 때는 1등, 5등으로 올랐고, 2018년도에는 쌍둥이 모두 자연계와 인문계에서 모두 1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며 "그런데 같은 기간 모의고사 성적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의고사는 개별 학교에서 주관하지 않아 문제를 유출할 수 없어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해할 수 없는 쌍둥이의 답안지와 행동들도 유죄의 근거가 됐다. 쌍둥이 딸들이 시험지에 알아보기 힘든 정도로 작고 흐릿한 글씨로 숫자들을 적고, 어려운 문제에서 별도의 풀이과정 없이도 답을 적은 것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이해하기 힘들다고 이 판사는 설명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쌍둥이가 반장이 시험 종료 후 불러주는 정답으로 가채점을 하기 위해 번호를 적었다고 주장하지만, 시험 종료 직후 정답이 몇 번인가보다는 문제를 맞췄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즉시 정답 오답 표시를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하지 않고 정답 번호를 적는 것은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이중의 수고가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또 시험 문제가 바뀌거나 중복 정답이 처리된 경우에도 쌍둥이가 똑같은 답을 제출한 점, 중복 정답 처리된 정답이 아닌 중복 처리 전 정답으로 일관되게 기재하고 있는 점, 선택형 문제는 완벽하게 기재한 반면 서술형 문제는 제대로 기재하지 못한 점 등도 유죄의 근거가 됐다.

이 판사는 "피고인 범행으로 대학 입시와 직결된,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높아야할 고등학교 정기고사 처리절차와 관련해 다른 학교들도 그러한 의심을 피하지 못하고, 교육현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떨어졌다"며 "다른 교사들의 사기 또한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학 입시에 있어서 고등학교 내신 비중이 높아졌음에도 이를 관리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던 점도 원인 중 하나이고, 딸들도 퇴학 처분을 받아 정상적인 교과 과정을 받기가 어렵게 됐고, 학생으로서 일상적 생활을 잃어버렸다"며 "여러 양형 요소를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현씨는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시험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알아낸 답안을 재학생인 두 딸에게 알려주고 응시하게 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1학년 1학기때 각각 문과 121등, 이과 59등이었던 쌍둥이 자매는 2학기에는 문과 5등, 이과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고, 2학년 1학기에는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는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여 문제유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발표된 지난해 12월 퇴학처분을 받았고, 현씨도 파면됐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1심 재판에는 동료교사 등 수십명이 증언대에 섰다. 쌍둥이 딸도 증인으로 출석해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또 두 딸은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모함을 받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현씨는 최후변론에서 "이 재판에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실추한 제 명예와 두 아이의 미래가 달렸다"며 편견과 선입견 없는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검찰은 "현씨는 현직교사로서 개인적 욕심으로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공교육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추락했고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숙명여고 동급생일 것"이라고 징역 7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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